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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영화

컨택트

by 홍성진 2023.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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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외계인과 시간에 대한 주제를 모티브로 한 영화를 시청했습니다. SF 장르에서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가지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외계 세력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것과 같은 진부한 클리셰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영화에는 액션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외계인을 소재로 했으나 다른 주제로 관객들을 이끌고 갑니다. 이런 연유로 많은 관객을 동원하진 못했으나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로 손꼽힙니다.

목차

  1. 질문
  2. 후기

컨택트

1. 질문

"인생의 시작과 끝을 미리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 후기

너무나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17년도에 개봉한 영화지만 많은 관객을 동원하진 못했고 조용히 묻어간 아쉬운 명작입니다. 18년도에 처음 관람하고 22년도에 두 번째 관람을 하게 됐습니다. N차 관람은 인터스텔라 이후로 두 번째입니다. 몇 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는 소중한 작품입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외계인이 갑자기 방문했고 목적을 알아내고자 교감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진부한 소재로 비교적 잔잔하기에 고요한 호수를 2시간 내내 바라보는 느낌을 받습니다. 왜 여주인공이 회상을 반복하는지 관객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외계인의 언어와 의중을 모른 채 답답함은 증폭되어 갑니다. 하지만 말미에 의문이 해결되면서 영화의 주제를 깨달음과 동시에 깊은 울림을 느끼고 나면 마음속 잔잔한 호수에 파문이 일어납니다.

그러고 나서 곱씹게 됩니다. 과연 미래를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 미래가 불행하다면 어떻게 할까? 운명을 거스를까? 받아들일까? 쉽지 않은 선택일 것입니다. 심지어 자식의 죽음이라면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 셈입니다. 영화 속에선 루이스가 미래의 기억을 통해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단서를 얻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는 운명론적 세계관이 암시됩니다. 결국 루이스가 아이를 갖지 않으려 노력해도 결국엔 갖게 될 수밖엔 없었을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루이스는 이안에게 묻습니다. 미래를 알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이안은 매 순간 감정 표현을 더 하겠다고 말합니다. 루이스는 그 말을 듣고 결심한 듯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합니다. 영화는 주어진 운명과는 상관없이 현재에 충실하라.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디엠을 연상시킵니다.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하되, 비관하지 말고 현재를 충만하게 보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알고 현재를 사는 삶이 미래를 모르고 사는 삶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일반적이라면 불행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이안이 루이스에게 진실을 듣고 떠나간 것처럼 불행한 운명을 받아들이긴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죽음의 순간, 이별의 순간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불행은 불현듯이 찾아오지만 과거의 추억은 더욱 빛이 납니다. 그렇기에 루이스에겐 고통만큼이나 현재가 더욱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과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온몸으로 현재를 느끼면 됩니다.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고찰하게 되어 고마움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몇 년이 지나고 다시 한번 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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